흐르는 정원, 머무는 광장
1. 설계 배경: 단절에서 연결로
안산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118개국 출신 외국인 주민이 거주하는 대표적 다문화 도시이다. 원곡동 다문화마을특구를 중심으로 약 9만 명의 외국인이 생활하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12%에 달한다. 그러나 1988년 개통된 안산선 고가철도는 40년간 도시를 남북으로 단절시켜 왔으며, 소음과 진동, 시각적 장벽으로 인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켜 왔다.
2024년 안산선 지하화 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기존 고가철도 부지 5.12km가 새로운 도시공간으로 전환될 기회가 열렸다. 본 설계는 이 선형 부지를 단순한 녹지가 아닌, '물과 녹지가 흐르고, 118개 문화가 머무는 통합의 축'으로 재창조하고자 한다.
2. 설계 철학: HYDRO-AGRI-TECTURE
본 설계는 HYDRO-AGRI-TECTURE라는 세 가지 설계 원리의 융합을 제안한다. 이는 단순한 조경 설계를 넘어, 물-자연-건축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새로운 도시 인프라 패러다임이다.
HYDRO (水) — 물의 순환
안산호수공원과 직접 연결되는 수경축(水景軸)을 구축한다. 선형 캐널은 호수공원에서 시작하여 5.12km 전 구간을 관통하며, 빗물정원(Rain Garden)과 생태습지가 자연 정화 시스템을 형성한다. 도시 홍수 저감과 수자원 재활용을 동시에 달성하며, 물의 흐름은 시민들에게 시각적·청각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AGRI (綠) — 녹지의 생태
자생식물 80% 이상을 활용한 생태복원형 조경을 구현한다. 느티나무, 메타세쿼이아, 왕벚나무가 사계절 변화하는 캐노피를 형성하고, 억새, 갈대, 꽃창포 등 습지식물이 수변 경관을 연출한다. 연간 500톤 CO₂ 흡수와 도시열섬 완화 효과를 목표로 하며, 시민 텃밭과 커뮤니티 정원을 통해 도시농업 교육 기회도 제공한다.
TECTURE (建) — 건축의 기억
안산선 철도의 산업유산을 계승하여 장소의 기억을 보존한다. 코르텐 스틸(내후성 강판)을 주요 소재로 활용하여 철도의 질감과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며, 열차바퀴 조형물, 보존 레일 트랙, '안산선 1988-2028' 명판 등이 40년 철도 역사를 상기시킨다.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창출한다.
3. 상호문화주의(Interculturalism) 구현
본 설계는 단순한 '다문화'를 넘어 '상호문화'를 지향한다. 다문화가 문화의 병존(co-existence)이라면, 상호문화는 문화 간 교류와 융합(interaction)을 의미한다. 안산시의 '상호문화도시' 국제 비전에 부응하여, 118개국 문화가 단순히 전시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공간을 설계한다.
•'118개국의 문' 랜드마크 게이트: 118개국 전통 문양이 레이저 커팅된 코르텐 스틸 아치로, 다양성의 상징이자 만남의 장소
•6개 국어 다국어 사인 시스템: 한국어,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우즈베크어 병기
•세계음식 존 및 문화체험 공간: 전통 유르트, 푸드코트, 문화교실 등 일상적 문화 교류 촉진
